최예림은 ‘랩하는 판소리꾼’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전통 판소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확장한 국악인이다.
그의 무대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판소리의 본질인 “말하듯 부르는 소리”를 다양한 장르 속에서 되살려내는 시도다.
특히 JTBC 〈풍류대장〉에서 보여준 공연들은 국악의 현대화와 장르 융합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래 소개하는 다섯 곡은 최예림이 어떻게 전통과 현대, 국악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소리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무대들이다.
1. Lose Yourself – “판소리 랩”의 시작
최예림의 이름을 널리 알린 무대이자, “국악계의 에미넴”이라는 별명을 만든 전설적인 장면이다. 에미넴의 힙합곡을 판소리 창법으로 재해석해, 말의 리듬과 장단, 감정을 고스란히 우리식으로 표현했다. 랩의 박자와 판소리의 발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전혀 낯설지 않은 조화를 보여준다. ‘판소리 랩’이라는 새로운 문법을 제시한 무대다.
🎧 https://www.youtube.com/watch?v=2sOk1l7gxfk&list=RD2sOk1l7gxfk&start_radio=1
2. 어야라차 – 전통과 창작의 공존
최예림의 자작곡으로, 단순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어야라차”라는 구호에서 시작되는 이 곡은 민요풍의 흥겨움과 판소리의 구성력을 동시에 지녔다. 장단은 자유롭고 창법은 유연하다. 부르는 방식에 정해진 틀은 없지만, 듣는 이에게는 오히려 더 명확하게 감정이 전해진다. 전통과 창작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곡이다.
🎧 https://www.youtube.com/watch?v=1kuuYtpVxXs
3. 마왕 – 판소리의 극적 서사로 재탄생하다
임재범의 ‘마왕’을 완전히 다른 결로 풀어낸 무대다. 판소리 특유의 강약 조절, 감정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게 살아 있다. 웅장하거나 화려한 편곡 없이도 무대가 긴장감을 유지하고, 소리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긴다. 노래라기보단 한 편의 극처럼 느껴지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진성과 두성을 넘나드는 테크닉도 탁월하다.
🎧 https://www.youtube.com/watch?v=Kh99K0mLtO0&list=RDKh99K0mLtO0&start_radio=1
4. 바람아 멈추어다오 – 절제된 감정의 미학
김범룡의 가요를 원곡으로 한 이 곡은 익숙함 속에 전혀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최예림은 부드러운 음색과 절제된 감정으로 곡을 이끈다. 판소리의 과장된 표현을 배제하고, 소리의 결만 남겨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익숙한 멜로디에 새로운 해석이 얹히며, 가요와 국악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 https://www.youtube.com/watch?v=5TDdht4Oe5g&list=RD5TDdht4Oe5g&start_radio=1
5. 고향생각 + Memories – 국악과 팝의 자연스러운 연결
두 곡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 무대는, 국악과 팝의 조화가 얼마나 유연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고향생각’에서 느껴지는 한국적인 정서와, 이어지는 ‘Memories’의 서정적인 팝 감성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장르가 다르지만 감정선은 일관되어 있다. 최예림 특유의 호흡과 구성력이 돋보이는 무대다.
🎧 https://www.youtube.com/watch?v=1_q3rQ7hLkg&list=RD1_q3rQ7hLkg&start_radio=1
최예림의 무대는 낯익은 소리를 낯설게, 혹은 낯선 조합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장르를 넘나들지만, 그 안에는 판소리의 정수가 살아 있다. 그의 소리는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흐르되, 중심을 잃지 않는다.
국악을 딱딱하게 느끼는 이들이 있다면, 최예림의 무대를 추천한다. 전통이 어떻게 오늘의 감성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를 이보다 더 흥미롭게 보여주는 사례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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